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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딩크라고 하면 설득하려고 하는 걸까요? 일단 전 확고한 비출산주의고 흔들린 적 없거든요.그런데 실제 사례를 보니

일단 전 확고한 비출산주의고 흔들린 적 없거든요.그런데 실제 사례를 보니 당시에는 동의했으면서 애 낳자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거나 ( 우리 둘이 잘하면 애를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 상대방 소신을 꺾어가면서 싫다는 사람한테 낳자고 한다던지 주변에 아기 키우는 지인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안 낳아보고 어떻게 알아낳아보면 분명 너무 귀엽고 좋을걸?결혼하면 출산이 당연한 순서라 생각하고 안 낳는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본인의 의견으로 점철시키려고 하고 또 배우자를 사랑해서 맞춰준다 쳐도 장항준 감독님처럼 본인이 육아를 전담하는 게 아니라 은연중에 육아에 동참하기를 원하던데...

안녕하세요. 글을 읽으면서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왜 딩크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자꾸 설득하려 드는지

답답함과 불편함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됐습니다.

작성자님처럼 확고한 비출산주의 입장을 가진 사람에게는

주변의 이런 태도가 그 자체로 침범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질문하신 내용은 사실 개인 의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출산은 당연하다’는

전통적 인식 + 심리적 메커니즘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에요.

하나씩 차분히 설명드릴게요.

1) 왜 딩크라고 하면 사람들이 설득하려고 할까?

①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걸 확인받고 싶어 하기 때문

사람은 본인이 해온 선택을 보편적·정상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본인은 출산을 선택했고, 대부분의 주변도 아이를 낳았고, 사회도 그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누군가 “난 안 낳을 거예요” 하면

→ 마치 자신의 선택이 비판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너도 낳으면 좋아” 라고 설득하며 자신의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② 사회가 정해둔 ‘정상적인 삶의 수순’에서 벗어나 보이기 때문

한국은 특히

연애 → 결혼 → 출산

이 순서를 기본값으로 보죠.

이 흐름 밖에 있는 사람을 보면 일부는

“왜?”

라는 질문이 자동으로 튀어나옵니다.

즉, 이상해서가 아니라 기준에서 벗어나 보인다는 이유로 설득이 시도되는 겁니다.

③ “자신이 낳아서 좋았던 감정”을 보편적인 진리처럼 생각하는 경우

“안 낳아보고 어떻게 알아?”

“낳으면 너무 귀여워서 생각 바뀔걸?”

이런 말은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경험 = 모두의 경험이라고 가정하는 전형적인 일반화예요.

개인마다 가치관과 원하는 삶은 다르다는 점을 모르는 겁니다.

2) 왜 결혼하면 출산을 기본값으로 여길까?

① 결혼을 양육 시스템으로 여기는 문화 때문

한국 사회의 결혼관은 오래전부터

“둘이 함께 아이를 키우기 위한 제도”

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결혼 자체가 곧 출산 의사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어요.

② 기성세대는 출산을 ‘의무’로 배워왔기 때문

그 시대엔 피임 접근성도 낮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 맞벌이 문화, 육아 제도 등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출산 = 선택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인식이 그대로 내려오면서 압력처럼 작동하는 거죠.

3) 왜 결혼 전에 동의했다가도 결혼 후 마음을 바꾸는 사람이 많은가?

이건 굉장히 현실적인 이유들이 있어요.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아이를 낳기 시작함 → 비교·동조 압력

부모 세대의 압박

결혼 후 가치관 변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한 심리

“아이를 낳아야 완성된 가정”이라는 오래된 믿음

출산을 해본 경험이 없기에 “예상 이상의 고통”을 상상하지 못함

사랑하는 배우자와의 유대를 아이로 확장하고 싶다고 느끼는 경우

즉, 처음엔 진심이었더라도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구조예요.

그래서 비출산주의자는 혼자 확고해도,

배우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흔들리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작성자님이 본 사례들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우 흔한 패턴이에요.

4) “육아는 전담 안 하면서 아이는 원한다”는 모순

말씀하신 장항준 감독 사례처럼

출산을 원하면서 정작 육아 부담은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은 매우 많습니다.

왜냐면

출산을 원동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성이고

육아의 실제 노동은 대부분 여성에게 맡기기 때문

자신이 하게 될 책임과 현실적 부담을 정확히 모름

출산은 로맨틱하게 상상하지만

육아는 현실적인 노동이기 때문에

여기서 불균형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출산 의지가 강한 사람도

육아의 실제 작업량을 떠올리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순이 생깁니다.

✔ 결론 (작성자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1) 딩크라고 해서 이상한 게 아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완전히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2) 설득하려는 건 대부분 상대의 ‘불안’과 ‘기본값 인식’ 때문이지, 작성자님의 선택이 잘못된 게 아니라서가 아니다.

3) 결혼 후에 상대가 흔들리는 사례는 정말 많다.

그래서 비출산주의라면

“같은 철학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작성자님은 흔들린 적도 없고 가치관도 명확하다.

이건 결코 쉽게 흔들릴 필요가 없는 영역입니다.

작성자님은 이미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살지 명확히 알고 있고,

그걸 지키려는 마음이 정말 단단해 보였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 가치관이 존중받아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