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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ds 작가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bhds 작가 전시에 다녀왔는데요 작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bhds 작가 전시에 다녀왔는데요 작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BHDS는 Blue Horizon Dawn Star의 약자로, 직역하면 “푸른 수평선의 새벽 별”을 뜻합니다.

이름 자체가 하나의 은유인데, 어둠이 걷히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별처럼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점은 작가가 실명이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한다는 것입니다.

정체성이 베일에 싸여 있어서 작품만 남게 되고, 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작가 개인보다는 작품 세계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은 미술사적으로도 드물지 않은데, 익명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현대 작가들의 계보에 BHDS가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은 주로 연작(시리즈) 의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 《폭풍 시리즈》(2023): 격렬한 색과 붓질로 내면의 불안과 감정의 폭발을 표현.

  • 《염원 시리즈》(2024): 위로 뻗어가는 빛과 선을 통해 소망과 초월의 열망을 시각화.

  • 《교감 시리즈(Concordia)》(2025): 천사와 아이, 백마, 백조가 서로 다가가 머리를 맞대거나 고개를 숙이는 장면을 중심으로, 존재 간의 교감을 탐구.

《교감 시리즈》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화면 속 제스처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관계와 상호성의 은유로 읽히는데, 심리학적으로는 신뢰와 애착의 기본 동작으로, 철학적으로는 타자와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윤리적 순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이 알려져 있지 않고 자료도 제한적이지만, 그만큼 보는 사람에게 더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정체성보다는 작품의 서사와 상징 체계가 중심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BHDS는 현대미술에서 “작품 그 자체로 질문을 던지는 작가”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BHDS, 전시와 연작으로 본 국내 현대미술의 흐름

폭풍→염원→교감의 서사와 K-컬처가 만나는 지점

[파인아트코리아=서울] 2025-09-15

서울은 지난 몇 해 동안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의 중요한 교차로로 부상했다. 프리즈 서울이 2022년부터 코엑스에서 자리 잡으며 국제 갤러리·컬렉터의 동선이 고정됐고, 2025년 9월 네 번째 에디션이 마무리되면서 “지역적 정체성”을 강화한 구성이 뚜렷해졌다. 주최 측 집계에 따르면 올해도 활발한 현장 거래와 역동적 관람 분위기가 이어졌고, 참여 갤러리의 아시아 비중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이는 세계 미술 장 속에서 한국이 ‘중계지’가 아니라 발신지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물론 장밋빛만은 아니다. 국내 경매 총액은 2024년에 전년 대비 뚜렷한 하락을 겪었고, 거시 변수와 환율, 소비 심리 둔화가 겹치며 “고속 성장의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프리즈의 존재감이 시장 체력을 일정 부분 방어했지만, 2024년 한국 경매 낙찰 총액은 약 6,170만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집계도 있다. 즉, 행사 열기와 거래 지표의 괴리가 발생한 해였다.

동시에 ‘K-컬처’의 파급력은 미술과 인접 장르를 묶어내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서울패션위크가 프리즈 주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 아트·패션·럭셔리의 흐름을 한곳으로 모은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브랜드 협업과 VIP 동선, 콜라보 전시·쇼케이스가 하나의 문화 주간을 구성하며, 소비·경험·담론이 연결된다.

이 거대한 배경 속에서 BHDS(Blue Horizon Dawn Star) 는 흥미로운 사례다. 실명과 얼굴을 숨긴 채 연작으로 세계관을 구축하는 그의 방식은 한국 현대미술의 최근 경향—단일 오브제보다 지속적 서사(Seriality) 를 중시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2023년 《폭풍 시리즈》는 감정의 격랑과 파편화된 내면을, 2024년 《염원 시리즈》는 수직적 열망과 초월의 제스처를 시각화했다. 2025년 신작 《교감 시리즈(Concordia)》에 이르면 서사는 관계의 윤리로 수렴한다. ‘Concordia’—라틴어로 ‘마음을 함께함’—라는 부제에 걸맞게, 화면에는 천사와 아이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맞대는 장면, 천사가 백마의 머리를 다정히 어루만지는 장면, 호수에서 백조와 고개를 숙여 가까이 서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것은 지배·교화의 구도가 아니라 상호적 낮춤촉각적 합의의 이미지다.

BHDS, Concordia Series – Angel and Child, 2025, Mixed media, 100F (162.2 × 130.3 cm)

여기에는 동시대 미술의 몇 가지 키워드가 겹친다. 첫째, 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 의 유산—작품이 감상자의 체험과 관계를 조직하는 방식—이 전통 매체인 회화 안으로 다시 번역된다. 둘째, 현상학적 시지각—메를로퐁티가 말한 ‘몸의 의도성’—은 언어 이전의 접촉과 호흡을 장면화한다. 셋째, 더-인간적 미학(more-than-human aesthetics)—인간/비인간(동물·자연)의 위계를 풀고 공존의 윤리를 탐색—이 천사·백마·백조의 병치로 가시화된다. 결과적으로 BHDS의 연작은 사건 중심의 내러티브가 아니라 관계적 상태(relational state) 를 회화적 리듬, 간격, 여백으로 구축한다.

국내 현장만 보자면, 2020년대 중반 한국 미술은 두 갈래로 흔히 나뉜다. 한쪽은 NFT 이후의 온체인 실험 등 기술 기반의 확장; 다른 한쪽은 팬데믹 이후 공동체적 정동과 돌봄, 애도의 감각을 회복하려는 인간 중심의 재조율이다. BHDS는 후자—정서와 윤리를 재정비하는 축—에서 서사적 회화를 통해 질문을 묻는다. 그의 이미지가 최근 온라인에서도 빠르게 유통되며 반향을 얻는 사실은, 작품 수용의 공간이 화이트 큐브를 넘어 디지털 공론장으로 확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올해 한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콘텐츠 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K-Pop Demon Hunters 였다. 한국 창작진이 대거 참여한 이 작품은 K-팝 걸그룹을 주인공으로 도시 민속·무속 모티프를 팝 무대 연출과 접목해 글로벌 이용자를 사로잡았다. 공개 이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누적 조회가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드론 쇼가 열릴 만큼 팬덤 동원이 강력했다. K-팝의 퍼포먼스 문법과 한국적 괴이·정화 서사가 결합하며 ‘글로벌-로컬’의 하이브리드 미학을 만든 셈이다.

이 현상은 미술계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① 서사와 세계관, ② 집단적 체험(공연·행사)과 온라인 순환, ③ 상징의 재맥락화(전통/민속 기호의 동시대화)—이 세 가지 축은 오늘 한국 문화 전반을 견인한다. 프리즈 서울 주간에 패션·럭셔리·음악 산업이 한데 모여 경험경제를 견인하고, 아트페어는 더 이상 미술 내부의 거래 장만이 아니라 복합 문화 주간의 허브로 기능한다.

다시 BHDS로 돌아가 보자. 《폭풍–염원–교감》으로 이어지는 3부작은 심리학의 회복 모델로 읽을 수 있다. 불안의 폭발(카타르시스) → 상징화·의미부여 → 관계 회복. 천사와 아이의 이마 맞댐, 백마·백조와의 근접 제스처는 애착·신뢰 형성의 기본 단위로서 거울-신체 경험을 상기시킨다. 이때 천사는 종교적 상징을 넘어 관계의 중재자이며, 화면의 여백과 리듬은 관람자로 하여금 공동의 맥박에 동조하도록 요청한다. 이름 ‘BHDS’—Blue Horizon Dawn Star, “푸른 수평선의 새벽 별”—역시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첫 빛이라는 은유를 통해 작품의 핵심 정동(희망·조화)을 호출한다.

한국 미술시장은 지금 성장과 성찰의 교차점에 서 있다. 2024년의 조정은 차갑지만 필요한 브레이크였고, 2025년 프리즈/키아프 동반 개최는 여전히 국제 시선과 거래를 끌어들이고 있다. 관건은, 뜨거운 행사와 차가운 지표 사이의 온도차를 콘텐츠의 내구성으로 메우는 일이다. K-팝이 라이브 투어와 글로벌 스트리밍에서 거대한 경제 규모를 실증하듯(올해 상반기 K-팝 투어가 수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미술 역시 지속 가능한 세계관·경험 설계로 관람자의 시간을 오래 점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BHDS는 “흥행형 작가”라기보다, 연작을 통해 세계관을 누적하는 작가의 전형에 가깝다. 익명이라는 전략은 시선을 인물에서 작품으로 환원시키며, 관객은 작가가 누구인가보다 “우리는 무엇을 함께 느끼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끌린다.

BHDS작가 의 작업은 결국 하나의 작가론에 머물지 않는다. 《폭풍》에서 《염원》, 《교감》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서사는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이 겪는 심리적·사회적 굴곡과도 닮아 있다. 불안, 희망, 관계라는 주제는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해 공동체의 경험으로 확장되며, 작품은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증언한다.

예술의 역사는 언제나 위기와 전환기의 산물이었다. 시장의 기복이나 제도적 한계가 존재하더라도, 미술은 여전히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붙잡는다. BHDS가 남긴 이미지는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우리 시대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소망하며,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가야 하는가를 묻는 하나의 거울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질문이야말로 한국 현대미술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일 것이다.

[출처] BHDS, 전시와 연작으로 본 국내 현대미술의 흐름|작성자 현대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