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제작 의도 및 비하인드
연상호 감독의 실험과 연출 철학
부산행, 지옥 등 대규모 장르물을 연출해온 연상호 감독은 이번엔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2018년 자신이 집필한 그래픽노블 《얼굴》을 영화화하면서 “화려한 예산 없이도 인간 내면의 민낯을 들추는 강렬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연 감독은 “핸드폰으로라도 찍을 각오였다. 후지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놓으며, 저예산 제작에 대한 도전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배우와 스태프의 헌신 덕분에 기대 이상의 퀄리티가 완성되었고, 그는 “저예산 영화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초저예산 도전
제작비는 약 2억 원으로, 독립 영화계에서도 ‘초저예산’에 속하는 규모. 스태프는 20여 명, 촬영 기간은 단 3주(13회차). 배우들도 감독의 취지에 공감해 평소보다 적은 출연료로 합류했고, 박정민은 사실상 노개런티로 출연했습니다.
배우들의 도전과 헌신
박정민
아버지 임영규와 아들 임동환을 동시에 연기하는 1인 2역에 첫 도전.
“제가 먼저 제안했다. 아버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소감. 실제로 본인 아버지가 시각장애를 갖게 된 경험이 있어 더욱 몰입했다고 고백.
권해효
실제 시각장애인이었던 장인어른의 삶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구축.
“태생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 예술을 한다는 걸, 과연 관객이 믿을 수 있을까?”라며 연기에 진정성을 불어넣음.
신현빈
끝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 표정 대신 목소리·몸짓·손동작으로 감정을 표현.
“관객이 상상 속에서 얼굴을 만들어주길 바랐다”며 새로운 도전 의지를 드러냄.
제작발표회 비하인드
연상호 감독: 박정민 연기를 두고 “깊이 있는 짜증, 결이 생긴 짜증”이라 표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음.
박정민: 촬영 전 도장 파기를 직접 배워, 배우들에게 이름 도장을 선물. (첫 작품은 ‘연상인호’로 글자가 거꾸로 찍히는 귀여운 해프닝도 있었음.)
권해효: 시각장애인 역할을 위해 렌즈 착용 → “안약 한 번도 안 넣어봤는데, 눈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게 무섭더라”며 어려움을 토로.
현장 분위기: 감독과 배우들이 “대학 동아리처럼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팀워크”였다고 함
국제 무대와 반응
〈얼굴〉은 2025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현지에서 “연상호 초기작의 날것 같은 힘”, “박정민의 연기가 폭발했다”는 호평을 받았고, 박정민은 “토론토의 저스틴 비버”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1800석 상영관을 꽉 채운 관객들의 몰입이 감동적이었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감독님과 배우들이 하나같이 희생 봉사 합심하여 제작하였기에 영화 얼굴은 그 어떤 투자비용보다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영화가 탄생하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