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자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이렇게 솔직하게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에서 혼혈로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과 편견을 동반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느껴오신 상처와 혼란은 결코 유치하거나 사소한 고민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는 성찰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자님이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느끼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한국어를 쓰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며 살아오셨으니까요. 동시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외모나 혈통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서로 충돌하는 것은 아닙니다. 둘 다 그대로 질문자님의 일부입니다.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실 때 꼭 하나로만 정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한국인이면서도 필리핀 혈통을 가진 사람이다.”
이렇게 다층적인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접근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가 여전히 다양성에 익숙하지 않아서 무의식적인 차별과 편견을 겪게 되는 점은 분명 아쉬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사회도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질문자님처럼 당당히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언젠가 더 많은 사람들이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는 물음에는 “질문자님이 원하는 삶을 그대로 살아가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이 좋고, 한국에서 자리 잡고 싶으시다면 그대로 꿈꾸고 노력하시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혹시 차별적인 시선을 받더라도, 그것이 질문자님의 가치와 자격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만약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 힘들게 다가오신다면, 비슷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모임에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성숙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태도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자님의 앞날에 좋은 일들이 많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